2020년도
휴학 기간 (1년)
이때부터는 개발자로서, 인생에 정말 큰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친구따라 강남간다더니 말그대로 됐거든요.
진짜로 과탑친구 덕에 강남에 갔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 c++ 알고리즘 스터디 (2개월간, 하루종일 강의듣고 코딩)
- 42서울 예선과정 티켓팅 성공 / 1달간 예선 진행 (강남 지점에서)
- 42서울 본과정 합격!
- 월 100씩 약 2년간 정부지원금 지원받음!
2019년도 하반기, 그러니까 1학년 2학기 때는 c언어를 수강했는데.
유튜브나 뭘 찾아봐도 메모리랑 포인터 개념이 절대 안뚫렸던 시기였습니다.
심지어 당시 제 친구 중 가장 똑부러진, 과탑 동기도 그 부분은 저랑 같았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1학년이 끝난 후 겨울방학에 엄청난 기회가 생겼습니다.
그 똑순이가 갑자기
- 42서울 예선(라피신)이라는 거에 도전하자.
- 거기 본과정 선발되려면, 예선 동안 c언어로 계속 과제/코테를 잘해야 한대.
- 그래서 c++로 진행하는 알고리즘/코테 학원 이미 알아봐뒀다.
라길래 ok했더니.
비전공자인 자신의 고등학교 동창들 2명까지 포함해, 4인팟 인원을 꾸리고.
그 즉시 옆옆동네 학원원장에게 찾아가서 초단기완성 그룹코스 개설까지 쇼부를 봐왔습니다.
당시에는 쏘마/우테코/싸피/42 이 라인업이,
시험봐서 들어가면 월100주는 그런 프리미엄 개발자양성 코스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코로나가 딱 터지던 시기라서, 개발자 양성 사업에 정부지원이 엄청 확대되던 시기였는데
42는 마침, 정부기관에서 크게 투자하는 교육과정이었습니다.
마침 코로나 이슈로 인해 해당 학원장이 전 과정의 현강 녹화본을 전부 갖고있어,
주중엔 매일 그 온라인 강의를 듣고 코테를 푸는걸 반복했습니다.
2달간, 매일 순수하게 5~6시간 이상 투자해야했습니다.
그래도 친구들끼리의 단톡에서 매일 진도상황을 공유하며, 벌금내기 등으로 계속 동기부여를 한 덕에 꾸준히 하는건 어렵지 않았습니다.
주말엔 직접 학원에가서 대면으로 1~2시간 동안 진도체크와 보충수업을 했고요.
뭣보다 강사님의 강의력이 엄청나서, 듣는게 전혀 고통스럽지 않았습니다.
살면서 봤던 모든 코딩강의를 통틀어, 가장 잘 가르치신다고 느꼈을 정도라서요.
10분만에 포인터랑 메모리 개념까지도 다 이해하게 해주는데, 이건 기적이었습니다.
노베이스던 친구들도 전부 2달만에 포인터,메모리, dfs, 그래프와 노드, 연결리스트, 4중 배열... 등 심화개념까지 전부 코테를 풀수 있게되었구요.
그렇게 이해와 기본기가 생긴 덕에,
내가 열심히 노력하면 그래도 코드에서 뭘 해낼 수있다는 확신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큰 변화였습니다.
42서울 라피신 신청은 상당히 경쟁률이 높았습니다.
수강신청 또는 유명콘서트 티켓팅처럼, 클릭이 조금만 늦어도 마감되기 일쑤인 정도로요.
정말 신기한 일이지만, 당시 지인들 포함 많은 사람들이 실패한 상황에서
우리 스터디그룹 4인은 운이 좋게도, 전부 라피신접수에 성공했습니다.
이때 라피신을 진행하려면 강남까지 가서 해당 시설에 자주/오래 있어야하니,
강남역 근처 에어비앤비 빌라도 돈모아서 예약해서 1달간 다같이 살았고,
그 과정에서 여러 우여곡절도 있고 더 친해지기도 했습니다.
42서울은 c와 터미널(커멘드라인)을 통한 컴파일 및 제출, 유닛테스트 채점, 코드리뷰 제도 등등...
개발자로서의 기본기를 닦는 데 정말 좋은 프로그램이었습니다.
vim 에디터 사용을 포함해 unix 환경의 터미널 사용이 필수였고, git도 커맨드 라인으로만 과제제출이 가능했습니다.
다른 파일이 포함될 경우 과제가 실패처리가 되니, 제출 전후로 git 관련 추적도 열심히 해야했구요.
c언어를 기반으로, 기본라이브러리의 함수 로직을 과제로 구현하고
cmake 파일을 작성하며 라이브러리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과제 통과를 위해서는, 유닛테스트 형식 기계채점뿐만 아니라 동료평가를 주고받아야했습니다.
같은 기수의 참가자들끼리 매칭되어 동료평가로 코드의 로직, 예외처리 항목, 동작 그리고 그 이유와 각 코드 한줄 한줄의 원리까지도 모든걸 같이 시연하고 설명해야했습니다. 하나라도 제대로 못 설명하면 실패라, 생각보다 스릴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코드리뷰를 쉴새없이 주고받는 것은, 지금까지도 꽤 신선한 경험으로 남았습니다.
무엇보다, 동료평가를 꼼꼼하게/제대로 해야만하는 시스템에, 과제 재평가를 받는데 드는 시간소요도 크다보니
코드에 문제가 없는지 최대한 여러 번 점검하는건 필수였고.
설명을 여러 번 반복하고 상대방이 이해하도록 만들어야하니까, 차라리 미리 메모와 자료 노트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설명못하는 부분이 없도록 여러 번 확인하고 서로 가르쳐주며 연습했습니다.
그렇게 한달을 노력했더니, 넷 다 본과정에 붙었습니다.
예선과정의 인원 중 1/3 정도만이 통과하기 때문에 떨어지면 어쩌나 걱정도 많았었는데.
다같이 큰 성과를 얻어 너무 좋았고, 42서울 커뮤니티와 문화도 굉장히 자유롭고 맘에 들었습니다.
슬랙에 초대되니까, 글로벌 채널도 보이고, 사람들도 외국의 네트워킹 문화마냥 정말로 활발하게 교류하고 있었습니다.
그 소속감만으로도 큰 동기부여가 됐습니다.
c언어 프로젝트 과제 말고, 분기별로 열리는 특수한 단기코스(ruby, java 등등)도 원하면 따로 진행이 가능했고,
정기 특강도 많고... 높은 경력의 우수한 멘토진들도 시설에 상시 출근하여, 필요 시 조언을 쉽게 구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이었습니다.
코드에 열정이 큰 집단이고, 개선할 방법 또는 색다른 구현방식이나 최적화도 많이 고민하는 마인드가 지배적이니,
"하나를 프로그래밍하더라도 제대로 해야겠다."
라는 가치관이 점점 뿌리내렸습니다.
심지어 매월 100만원의 정기수입이 생기니까, 프로그래밍에 애정도 생기고 자존감이 크게 올랐습니다.
'나 스스로가 그 금액을 받을만큼 가치가 있다' 라는 걸 증명해냈으니,
이젠 뭐라도 더 해보고 싶어졌습니다.
4월에 본과정도 붙었겠다, 모두 아예 1년간 휴학을 내고 같이 42본과정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본과정은 진행이 매우 자유로웠는데, 몇가지 지침은 존재했습니다.
개포동 또는 강남 지점으로 가서 출석한 상태로, 매칭을 통해 매달 최소 몇번의 코드리뷰를 해야하고,
'블랙홀'이라는 디데이 시스템이 있어, 본과정을 계속 진행하려면 그것이 다 되기 전에 다음 과제를 제출/통과받아서 그 생존기간을 늘려야만 만 했습니다.
블랙홀 기간이 가까워지면, 친구들끼리 제 집에 모여 같이 과제를 풀었고,
같이 요리도 하고 버블티도 만들어먹어보고
벌칙금을 걸고 매일 챌린지 식으로 학습인증이나, 아침기상+운동 인증도 하곤 했습니다.
그리고 과제프로젝트가 어려우니,
각자 공부하고 내용조사도 하면서 노션을 열심히 쓰기 시작했는데,
이때부터 기록에도 제대로 재미가 붙었습니다.
우울할 틈도 없었고 돌아볼수록 진짜 좋았던 기억이 많네요.
무엇보다 다들 너무 착했어요.
똑순이 과탑친구가 착하니까, 원래 유유상종이라고 그 친구들도 다 착한건 당연한 거겠죠.
실은 그 친구가 1학년 때부터 저랑 같이 다니기 시작한건,
당시 그 친구 주변의 다른 동기들과 다르게, 제가 염치가 엄청 투철해서 그렇다는데...
아무리 조그만 거라도 그냥 안받고 반드시 꼭 뭔가 돌려주려고 하는 등등..
그런데 원래부터 가정교육 상으로 '공짜를 죽어도 바라지말라' 고 귀에못이 박힌 상태라,
모든 호의에 무게를 느껴서 그냥은 안넘기는 거긴 한데...
시작이야 어쨋든, 운좋게라도 좋은 친구를 얻었으니 인생이 바뀔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선하고 배려심있는 사람들에 둘러쌓이게 되니
어쩌면 저도, 매사에 좀더 너그럽고 착한 그 성품에 어느정도 물들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아마 이 친구들이 없었으면,
저는 그대로 스스로가 쓸모없다여기며 1학년 때 모습 그대로 우울하게 살게되거나
아예 개발이라는 진로에서 이탈했을 가능성도 있을 거 같은데.
어쩌면 평생 감사하며 살아야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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